우리에겐 ‘깍두기’가 있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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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릴 때 동네에서 놀다 보면
항상 팀에 끼기 애매한 아이가 하나쯤 있었어요.
조금 느리거나, 조금 약하거나,
조금 어리거나, 조금 수줍은 아이.
하지만 우리는 그 아이를 빼지 않았죠.
“너는 깍두기 해.”
그 말은 배제의 말이 아니라,
함께하자는 약속이었어요.
깍두기는 이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고,
잘 못해도, 실수해도,
같이 웃고 같이 뛰기 위한 자리였습니다.
요즘 세상은 너무 쉽게 사람을 나눕니다.
잘하는 사람, 빠른 사람, 강한 사람만 중심이 되고
조금 부족한 사람은 조용히 밀려납니다.
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 배운 건 달랐죠.
“모두가 함께해야 놀이가 된다”는 것.
깍두기를 챙겨주던 그 아이가,
어쩌면 제일 먼저 사람을 배운 아이였는지도 모릅니다.
우리에겐 한때
서로를 떨어뜨리지 않던
따뜻한 규칙이 있었습니다.
그 이름이 바로,
깍두기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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